Carl Zeiss Biogon 1:4.5 f=21mm

Nikontax 리뷰/Contax2019. 1. 6. 20:26FilmShooter

Carl Zeiss and Tokyo.

Carl Zeiss 렌즈를 쓰면서 문득 떠오른 도시는 도쿄였다. 높게솟은 마천루와 그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근대 건물들,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사람들까지. 이번 여행을함께한 Carl Zeiss Biogon 1:4.5 f=21mm, Zeiss Opton Tessar T 1:3.5 f=50mm, Zeiss Opton Sonnar 1:1.5 f=50mm 세개의 렌즈를 통해 본 도쿄의 모습을 짧은 글과 함께 남기고자 한다.


이번 첫 렌즈는 Carl Zeiss Biogon 1:4.5 f=21mm


20세기 최고의 21mm 렌즈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극도로 억제된 왜곡과 깔끔한 주변부 화질이 특징인 렌즈이다. 잘 설계된 덕분에 최대개방이 아니라면 중앙부 부터 화면의 바깥쪽까지 고루 선명하게 상이 맺힌다. 특히나 렌즈의 뒷부분이 필름면과 매우 가까워 해상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준다 하며, 결과물을 실제로 보면 확대했을때 상당히 정확한 표현을 해 주는걸 볼 수 있다. 전반적인 렌즈의 색 표현은 현행 렌즈와 다르지 않다 싶은 정도의 정확한 결과물을 볼 수 있다. 딱 떨어지는 이 렌즈의 직선 표현은, 종이에 손을 베일때 뒷목이 선득선득해 지는 느낌과 비슷할 정도로 날카롭다는 느낌을 준다.


사진 촬영에 무감각한 사람들, 길게 뻗은 도쿄의 빌딩과 도로들은 비오곤의 성능이 어떨지 테스트 해보기에 참 좋은 환경이라 생각하던 차에 도쿄로 갈 기회가 생겼고 Biogon 21mm를 쓰기 위해 카메라와 렌즈를 챙겼다.


도쿄에서의 21mm 촬영에는 슬라이드 필름만 사용했다. 날씨가 워낙에 맑고 빛이 좋아 슬라이드에 제격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Biogon 21mm를 구입하고 슬라이드를 사용해 본 적은 없었지만 지금까지 잘 작동해 왔던 카메라를 믿고 촬영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곳은 도쿄의 간다 진보쵸 지역이다. 이 지역은 고서점이 많이 모여있기로 유명하다. 메이지 시대에 주변에 유명한 사립 대학교가 들어서기 시작하며 자연스레 중고 책거래가 활발해 지기 시작하고 고서점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래되기로 유명한 야구치 서점부터 골목골목 길가 곳곳에 서점이 참 많이 있었다. 일본어를 자연스레 읽을수만 있었다면 살 책을 찾느라 정신을 못차리고 돌아다니기 바빴겠지만, 그렇지 못한 덕분에 별 다른 유혹 없이 사진만 찍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특이한 점으로는 골목골목에 저렴한 커피집, 커피 로스팅 공방, 오래된 고급 커피집들이 있었다. 대학들이 밀집해 있어 학생들의 커피 수요도 많을 것이고, 오래된 책을 구하러 오는 분들이 많은 유서깊은 곳이기도 해 저렴한 커피가게 부터 고급 커피가게 까지 다양하게 잡은건 아닐지 조심스레 추측한다.



















다음으로 Biogon 21mm를 사용해 본 곳은 도쿄역 야에스구치 부근이었다. 흔히 많은사람들이 알고 있는 '도쿄역'의 파사드는 야에스구치가 아닌 마루노우치구치 쪽의 파사드가 유명하다. 특히 이곳의 오래된 도쿄역 건물은 우리나라의 서울역 디자인의 모태가 된다고 해 한국사람들에게도 꽤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인라커를 잘못 고른 덕분에(실은 신칸센 탑승구가 가까운곳에 가방을 넣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마루노우치구치까지는 돌아볼 수 없어 야에스구치부터 유락초역까지 걸어 다녀오면서 사진을 담았다. 도쿄역에서 유락초 역을 가는 길은 다르게 말해 긴자까지 가는 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덕분에 야에스구치를 나오자마자 높은 빌딩들은 내 시야를 가리기 시작해 유락초 역으로 갈 때까지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빌딩 숲 사이사이에서 만나는 도카이도 선 철길을 받치고 있는 교각들은 적벽돌을 가지런히 쌓아 만든 아치와 기둥의 연속이었다. 첨단의 도시 속에서 만나는 근대라고 할 수 있다. 유락초 역에 잠시 들릴 일이 있었던 덕분에 맘에 드는 사진들도 몇장 남겨 올 수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21mm 화각을 잘 사용하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하는지 아직 가늠조차 할 수 없지만, Carl Zeiss Biogon 1:4.5 f=21mm 를 사용했을 때는 이런 사진이 찍힌다는 것 정도는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어설프지만 짧은 사용기를 마무리 지을까 한다. 부디 조금이라도 이 렌즈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계신 분께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Contax IIa / Carl Zeiss Biogon 1:4.5 f=21mm


Fujifilm Provia 10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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